애월 숙소, 정글게스트하우스
기간한정 백수인 요즘
침대에 누워 천정을 바라보다가
'이렇게 침대에만 누워 일년을 보낼 순 없다'는 생각이 갑자기 들었다
가을에 제주도에서 한달살기를 할 예정이라
어느 동네에서 한달살기를 할 지 사전답사를 해야겠다는 명목 하에
바로 제주도행 편도 항공권 결제 16,000원
(11,000원짜리도 있었지만 짐무게 때문에 비싼 거 결제함)
제주도를 4등분하여
각 동네에서 3박씩 보내면서 맘에 드는 곳을 찾아보기로 했다
혼자 가는 여행이고
(결론적으로 혼자였던 시간은 17일 중 6일뿐이었지만)
난 겁이 많으니까
첫 숙소를 정하는 데 가장 공을 많이 들였다
숙소를 정하는 기준은
- 감당할 수 있는 가격
- 호텔이나 리조트는 제외(왠지 그냥 무서움)
- 벌레 출몰하지 않을 것
- 넓은 주차장
원래는 시계방향으로 여행하려고 했으나
이 '정글 게스트하우스'를 발견하고서는
바로 계획을 바꾸었다
이번 여행은 시계반대방향으로 간닷!
일단 네이버에서 평점과 후기부터가 너무 좋았다
이 정도의 극찬과 따뜻한 분위기라면 좋을 수밖에 없다 싶어 바로 예약
실제로, 머무는 3박4일동안 정말 좋았고
여자 혼자 여행객을 위한 최적의 숙소라고 생각한다
제주도 애월읍 곽지리에 위치하며
곽지해수욕장까지 걸어서 삼분거리다
뛰어가면 일분컷도 가능
오후5시쯤 도착했다
외관은 정말 정글처럼 생겼다
안에도 이런 인테리어면 어쩌지 했는데 노놉
내부는 정말 깔끔하고 차분하고 따뜻한 분위기다
2층에 총 다섯개의 방이 있다
방마다 가구나 소품의 구조가 약간씩 다르다고 한다
내가 배정받은 3번방
문을 열면 이렇게 예쁜 방이 딱!
예쁘고, 깨끗하고, 깔끔하고, 아늑하다
맘에 쏙 들어ㅠㅠ
3번 방은 큰소파가 있는 방이었다
묵는 동안 저 소파가 엄청 유용했다
가방이나 옷을 휙휙 던져놓기도 편하고,
침대보다 딱딱해서 매트 대신 저기 누워 운동하기도 좋았다
화장대 겸 책상이 있어
화장할 때도, 노트북 할 때도 매우 편안
고관절이 아프고 나니
화장대나 테이블이 없어 바닥에서 화장해야 하는 곳은 패스하게 된다
침대와 소파 모두 온열매트가 있었다
저녁에 미리 켜두고 밤에 쏙 들어가면 몸이 노곤노곤
방마다 방음이 완벽한 건 아니었는데
난 오히려 그래서 좋았다
간단한 전화통화나 생활소음 같은 게 희미하게 들리면 안심된다고 해야하나?
난 혼자가 아니고, 옆 방에 같이 여행 온 언니동생이 있는 것 같은 기분
모든 방은 다 베란다가 있고
전부 오션뷰이다
바로 코 앞의 바다는 아니지만
이렇게 보이는 바다도 넘넘 좋았다
화장실도 생각보다 넓어서 완전 만족했다
샤워하고 머리감고 하기에 충분했던 크기
수압은 보통이었다
수건은 처음부터 3박치(6개)가 준비되어 있었고
필요하면 얼마든지 더 제공된다고 적혀있었다
하지만 6개로 깔끔하게 사용함!
방에 온풍기도 있었다
개별난방이 아니고 중앙난방이었고
내 기준에는 따뜻과 서늘 사이에서 난방이 되고 있었다
2일째에 종일 비가 내렸는데
그 날은 추워서 저녁 내내 온풍기를 켰다
2층 계단 앞에 냉장고와 각종 물품들이 준비되어 있다
이런 세심한 배려 정말 최고
난 비닐백이랑 지퍼백을 가장 유용하게 썼고
가위도 한번 사용했다
서랍 안에 보면 비상약들도 있고, 실과 바늘도 있다
1층으로 내려가는 계단은 이렇게 생겼다
이 계단의 유일한 단점이라면
무거운 캐리어를 들고 오르내기리 힘들다는 것?
휘어져있어 그런 건지, 좁아서 그런 건지는 모르겠지만
다른 2층 숙소들보다 짐 옮기는 게 힘들었다
1층엔 카페가 있다
카페 분홍씨
여기서 조식을 먹고
정수기를 이용하고
책을 방으로 빌려갈 수도 있다
이 공간은 저녁에 자유롭게 이용할 수도 있다
카페에 있으려면 음료를 주문해야하나 쭈뼛댔는데
투숙객은 그냥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습니다!
비오는 날
일찍 들어와서 빨래 돌리면서 카페에서 글을 쓰던 그 시간이 참 좋았다
후기가 많아 은근 기대했던 조식
3일동안 알차게 꼬박꼬박 잘 챙겨먹었구요
첫번째 조식
직접 구우신 와플
바나나를 갈아넣은 요거트와 하루견과
홍차
감귤주스
저 바나나요거트가 정말 짱맛!!!!
정글게스트하우스는 요거트 맛집이었습니다
삼일내내 나온 홍차도 진짜 맛있었다
덕분에 홍차맛을 알아버렸다는
둘째날 조식은 창가에서
오션뷰 조식♡
리코타치즈 샐러드(+오리엔탈 드레싱)
구운 식빵
홍차
당근주스
오늘은 요거트가 없어 아쉽구만ㅜ
드레싱은 직접 만드신 것 같았다
심심하고 건강한 맛이었다
난 오히려 그래서 좋았다
마지막날 조식
햄치즈파인애플샌드위치
블루베리를 갈아 만든 요거트와 하루견과
홍차
당근주스
다시 한번 느끼지만 진심 요거트 맛집
블루베리 요거트도 넘나 맛있었다
카페에서 판매하는 음료메뉴에 요거트도 있던데
체크아웃 하면서 한잔 사먹을걸ㅠㅠ
새삼 후회된다
아무래도 요거트 먹으러 정글로 다시 가야겠...ㅋㅋ
비 예보가 있던 둘째날
외출하려고 보니 현관에 놓여져 있는 우산
이런 게 게스트하우스의 매력인가?!
1층에는 세탁기와 청소도구들도 있다
2주 넘게 여행을 하니 빨래를 적어도 두번은 해야했는데
보통 숙소들은 세탁기가 없기 때문에 빨래방을 이용해야했다
그 때마다 생각나던 정글게스트하우스ㅠㅠ
자유롭게 숙소 안에서 세탁기를 돌릴 수 있다는 건 장기 여행자들에겐 정말 큰 메리트다
연박을 하면 청소를 해주시지 않는다(대신 숙박비 할인)
난 저 돌돌이? 찍찍이?를 들고 올라가서 머리카락만 대충 청소했다
비오던 날의 일몰시간 1층 카페에서 한 컷
세탁기 돌아가는 동안
카페에서 글도 쓰고, 책도 읽고
조용하고 따뜻했던 시간이었다
4일동안 오며가며 매일 만난 냥이
내가 나가서 해변 산책하고 들어왔다 옷 갈아입고 다시 나갈 때까지
계속 저 자리 저 자세로 자고 있었다 ㅋㅋㅋ
귀요미이이이이
그리고 여기 여자사장님이 정말×10000000 친절하시다
내가 먼저 말을 건다거나 많은 대화를 나누진 못했지만(ISFJ)
정말 친절하셨던 사장님♡
나 혼자 내적친밀감이 쌓여 언니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장점이 너무너무 많은 숙소이지만
글을 읽으시는 분들은 단점도 궁금하실 테니
굳이 단점을 꼽아보자면
- 건물 자체는 낡았다
(하지만 내부가 워낙에 깨끗+깔끔해서 잘 못 느낌)
- 중앙난방이라 바닥이 차가워도 온도를 높일 수 없음. 온풍기로 해결되지 않는 찬기운이랄까ㅠㅠ
- 옆방에서 화장실 물을 쓰면 샤워기 수압이 살짝 낮아짐
- 화장실 창문이 복도를 향해 나 있고, 반투명 창문임. 형체를 알아볼 수는 없지만, 씻을 때 약간 신경이 쓰이는?
하지만 단점은 정말 미미하고 장점이 너무 많아서
재방문의사 100%인 숙소다
혼자 또 제주도를 가서, 애월쪽에 머문다면 다시 정글게스트하우스로 갈 생각이다
위치도 좋고
깨끗하고 깔끔한 내부
예쁘고 아늑한 방
따뜻한 배려와
맛있는 조식까지
첫 숙소로 완벽했던 정글게스트하우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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