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안 여행, 채석강 해식동굴
2020년 11월 17일 방문
'채석강 해식동굴'
이 일곱글자를 쓰기만 했는데도 벌써 헛웃음이 나온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전북 부안에 위치한
채석강 해식동굴 동굴샷 후기
결론부터 말하면
여기 들어가면 안된다고 한다
들어갈 수 없으니 동굴샷도 당연히 찍으면 안된다
자세한 이야기는 말미에ㅠㅠ
여행을 준비하면서
나도 동굴샷 인생샷 찍고 싶은 욕심에
여행 코스에 동굴샷 찍을 수 있는 곳이 있나 찾아봤다
하나는 이 채석강 해식동굴
다른 하나는 경남 고성 상족암 군립공원 내에 있는 동굴이었다
이 두 곳 모두
내가 가고 싶다고 아무 때나 갈 수 있는 건 아니었다
간조 시간에 맞춰 가야한다
상족암 군립공원은 간조 시간이 안 맞아서
채석강 해식동굴로 결정!
물 때는 국립해양조사원에서 제공한다는데
나라에서 만든 건 역시나 보기 어려웠고
'바다타임'이라고 엄청 보기 쉽게 된 사이트가 있었다
여기서 전라북도 부안군→변산반도 로 들어가서
방문할 날짜로 검색하면 된다
11월17일 변산반도쪽 간조시간은 오전 10시 17분이었다
간조시간 기준으로 앞뒤 2시간이 안전하다고 하여
9시30분쯤 도착하는 걸로 계획했다
네비는 격포팔각정레포츠(유람선매표소)로 찍고 출발
거의 다 도착하면 짧은 다리가 하나 있는데
그걸 건너서 주차해도 되고,
건너기 전에 격포회센터 앞에 주차해도 된다
다른 방문 후기들 보면 엄청난 주차팁인 것처럼 적혀져 있는데
다리를 건너기 전이든 후든
채석강은 어차피 가까이 있어서 큰 차이 없다
그래봐야 백미터 차이?
주차하고 바다쪽으로 걷다보면
이런 입구가 나온다
여기로 내려가면 된다
입구에 붙어있는 11,12월 물때
계단을 내려가면 이런 풍경이 보인다
사전조사한 바에 따르면
저 앞에 코너만 돌면 사람들이 줄을 서 있다고 했다
설레는 마음으로 코너를 돌았는데!
???
아무도 없잖아...
j는 더 걸어가야 나오는 거 아니냐고, 더 가보자는데
아니야 분명히 계단 내려가자마자 코너만 돌면 바로 있댔어
두리번두리번
엇 저거 왠지 생긴 게 심상치 않아
저 동굴이었다
근데 사람이 없다
줄은 왜 쳐져 있는 거지
들어가면 안되는 건가
분명 며칠 전에 찍은 사진도 봤는데
그냥 들어가면 되는 건가
도대체 뭐지
오도가도 못하고 앞에서 서성서성
그 때
어떤 여자분이 성큼성큼 들어가셨다
그리고는 가족들을 막 부르심
그러자 주변에 있던 사람들이 하나둘씩 우르르 동굴 앞에 모였다
일단, 동굴 앞까지 들어가는 길도 위험하다
그도 그럴 것이
(그 땐 몰랐지만) 들어가면 안되는 곳이기 때문에 그렇다
아주머니 한 분은 저기서 넘어지셔서 한동안 못 일어나셨다
1차로 찍은 사진
으음 이거 아닌데 내가 본 사진이랑 다르네
하고 있는데
또 다른 용감한 아주머니가
어디론가 씩씩하게 올라가신다
"이건 여기서 찍는 거야"라며
동료 아주머니들을 다 부르신다
내가 봤던
동굴 중간에 앉아서 찍은 사진이 저건가보다
와 근데 거기까지 올라가는 게 진짜 위험하다
가파르고, 좁고, 미끄럽다
앞에 계신 여자분들은 친구랑 영상통화도 하셨다
전화로 보여주면서
"저기로 올라가는 게 맞아? 저렇게 위험한데?" 하니까
그 친구분이 잠에서 덜 깬 목소리로 쿨하게
"맞아. 목숨걸고 올라가는 거야"
...............네 그렇군요
어떡하지 갈등하는 사이 어느새 우리 차례
j가 아래서 잡아줘서 겨우겨우 올라갔다
그 짧은 순간 동안
정신 똑바로 차리자, 조심하자
계속 중얼중얼
발 헛디디면 바로 뇌진탕각이다
그렇게 찍은 사진
세 장 비교해보면
역시 앉아서 찍은 게 구도가 제일 예쁘다
어차피 역광이라 표정에 신경쓸 필요 없다
정면, 좌우 한번씩 보면서
찍어주는 사람이 연사로 계속 찍으면 된다
사진 찍는 건 1분이면 충분
앉았다가 일어나는데
다리가 덜덜덜덜
겁이 많아서 더 그랬을 수는 있지만
진짜 무서웠다
돌아나올 때도 조심조심
내가 찍을 때는 다행히 아무도 안 지나가셨는데
서로 고성이 오가는 것도 봤다
동굴 앞에서 사진 찍는 분
동굴 앞에 서서 사진 찍는 거 구경하시는 분
사진에 방해되니 비키라고 하는 분
알겠다고 하고 계속 서계시는 분
보고 있자니
이게 뭐라고, 내가 지금 여기서 뭐하는 건가
현타 옴 ㅋㅋㅋㅋ
그렇게 해식동굴에서 나와서
난 진이 빠져서 움직일 수가 없었다
한자리에 붙박이처럼 서 있었고
임무 완수한 j는 신나서 채석강 구경 시작
제주도 용머리해안이랑 비슷하다
다시 주차장 가는 길
계단을 올라와서 화장실 가는 길에 본
저쪽에 붙어 있던 출입금지 안내문
아래 채석강에 쳐진 줄은 안전줄이었고
그 안으로 들어가면 안되는 거였고
특히 해식동굴 안으로 들어가지 말라고 한다
이렇게 중요한 안내문을
구석에, 아무도 안 지나가고 안 보는 곳에 걸어놓으면 어떡해요
채석강 내려가는 입구에 붙여놓든가
해식동굴 바로 옆에 붙여놓든가 해야지
지금 생각해도 아찔하고 위험했던 채석강 해식동굴
어떤 건지 알고나니 다시 하라면 절대 못한다
나는 찍고 나서 이런 말하긴 참 그렇지만
채석강 해식동굴은 입장금지 구역이고 낙석위험지역입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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