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평 글램핑, 온더락
2020년 9월 어느 평일날 방문
캠핑을 한번도 가본 적은 없지만
난 본능적으로 알고 있었다
내 관절은 캠핑과 맞지 않는다는 것을
그래서 애초에 캠핑은 엄두도 못 내고
글램핑이라도 가볼까 라고
계속 계획만 하다가 드디어 실천했다
2주전에 예약했는데
평일이라 그런 지 전 객실이 다 예약가능한 상태였다
C1이랑 C3가 위치가 좋다고 하길래 고민하다가
C3로 예약했다
평일 18만원+숯 1만원=19만원 계좌이체하고
(깜박하고 현금영수증 요청을 못했다ㅠㅠ)
숙박 당일
비싼 가격이니만큼 입실시간 딱 맞춰가자! 했는데
꼼지락 느릿한 우리는
오후 5시에 도착
우리가 입실 꼴찌였다
체크인하고 C3가는 길
이렇게 계단으로 내려가야한다
누가 일부러 계단을 내려오지 않는 이상
이 앞과 옆을 지나다닐 사람이 아무도 없는
C3
위치 만족!
현관은 따로 없고
저 미닫이 문으로 다니면 된다
실내용 슬리퍼만 준비되어 있고
밖에서 신을 슬리퍼는 따로 가져가야 한다
고기 굽고 할 때 왔다갔다 할 일이 많으니까
슬리퍼를 챙겨가면 유용하다
침대
소프트한 매트리스다
나랑 j는 둘 다 하드타입을 선호한다
결론적으론 둘 다 꿀잠 자긴 했지만
j는 아침에 허리 아프다고 했다
방에 들어가자마자
바닥 장판 켜고, 침대 장판 켜고
바닥도 침대도 금방 따끈따끈해진다
입구 들어오면 정면에 이렇게
티비 에어컨 화장대 전자레인지 커피포트가 있고
오른쪽이 주방이고
이 작은 주방에 없는 거 없이 다 있다
컵도 그릇도 나름 종류별로 구비되어 있다
라면 두 봉지도!
왼쪽이 화장실이다
화장실은 비행기 화장실의 1.5배?
온더락 좋았던 점 중 하나가
뜨거운 물이 진짜 잘나왔다
주방도 화장실도
틀기만 하면 뜨거운 물이 바로 펑펑 나왔다
그리고 온도 변화 없이 쭉 나온다
화장실엔 샴푸 바디워시 있고
사용하진 않았지만 칫솔치약도 있었다
입실할 때 숯 요청 시간을 적는다
마지막 타임이 8시이다
숯 오기 30분 전부터 저녁 준비하니까
시간이 딱 맞았다
고구마는 숯 바로 옆에 놓고
그릴 얹고
이거저거 사간 거 다 구워보자
그냥 목살이고 식당에서 먹는 것보다 반찬도 없는데
이렇게 맛있는 건
놀러와서 그런 거겠지
다른 사람들은 이렇게 고기 먹고
찌개 끓여 밥도 먹고
혹은 라면도 끓여 먹고
혹은 다른 안주에 술한잔 더 하는 거 같지만
우린 고기만 먹고 끝
난 요리실력이 없고, j는 식탐이 없어
둘 다 2차를 준비하지 않는다
난 추워서 들어오고
j는 캠핑기분 낸다고 밖에서 한참을 있었다
밖에서 뭐했냐니까
고양이랑 놀았다고 한다
우리가 저녁 먹는 내내 옆에 와 있던 똘망이(우리가 부른 이름)
얘랑 둘이 사진찍고 동영상찍고
즐거운 시간 보낸듯
j가 담배피러 나갔다가 찍은 사진
저기 불 켜져 있는 게 우리방(C3)이다
이렇게 보니 안에 있을 때랑은 또 다른 느낌이다
예쁘네
아
C3위에 있는 나무들이 밤나문데
한창 밤이 떨어질 때라
처음에 몰랐을 땐
고기 구워먹고 있는데
"쿵~~~~"하면서 흔들리길래
고라니가 내려왔나? 멧돼지?
하고 긴장했는데
알고보니 밤송이가 떨어진 거였다
저녁부터 밤새 그리고 아침까지
잊을만 하면 쿵
엄청난 밤송이들이 우리방 위로 떨어졌다
뜨끈한 침대에서
땀 뻘뻘 흘리며 꿀잠 자고
어쩌다보니 일찍 깨서 뒹굴뒹굴하다가
조식이나 먹으러 갈까?
조식시간은 8:00-9:30이다
8시20분쯤?
겉옷만 입고 조식 먹는 카페동으로 건너간다
방에서 나오니 안개가 자욱하게 껴 있다
산속이라 그런가보다
청량한 공기에 잠이 확 깬다
비교적 이른 시간에 먹으러 가서 그런지
우리보다 더 먼저 오신 한 팀은 다 드시고 나가셨고
먹는 내내 우리만 있었다
그리고 우리가 다 먹을 때 쯤 4팀이 한꺼번에 오셨다
조식먹는 곳
알차기로 유명한 온더락 조식!
밥 도토리묵 감자스프 샐러드 삶은달걀 과일 빵 시리얼 커피 과일주스
골고루 빠짐없이 한번씩 다 먹었다
조식사진이 이렇게 감성돋을 일 무엇
의외로 감자스프가 좋았다
되게 맛있다 이런 것보단
아침 빈속에 따뜻한 감자스프가 들어가니
몸도 마음도 보호받는 느낌
(감자가 위에 좋다)
저 빵도 맛있었고
샐러드 야채도 싱싱했다
엄청 기대했던
온더락 조식의 명물 도토리묵밥은
새콤달콤한 육수의 묵밥이었다
내가 생각하고 간 건
멸치육수같은 슴슴하고 구수한 육수였는데
약간 당황
그래도 잘 먹었다
온더락 조식 완전 만족!
방에 돌아와서 침대에서 딩굴딩굴하다
짐정리하고
사진도 찍고 하다보니
어느새 퇴실시간이다
다른 방 다 퇴실하셔서 찍어본 사진
우리 숙소(C3) 데크에서 내려다보면
이렇게 내려다 보인다
오른쪽에 동그란 게 C4이고
왼쪽은 T1,2,3이다
방방마다 완전 차단되는 구조는 아니다
그래도 일부러 내려다보거나 혹은 올려다보거나 하진 않으니까
서로 마주칠 일은 별로 없다
다녀와서 느낀 건
나이들어서 그런지 글램핑보단 호캉스
그래도 나중에 글램핑은 한번 더 가보고 싶다
그 땐 불멍이 가능한 곳으로!
온더락은 불멍이 안돼서 아쉬웠다
좋은 점도 많았지만
가격 대비로 생각하면 재방문 의사는 없는
온더락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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